2005년 7월 20일 수요일

내 마음의 보석 상자 - 10년 전 나의 신장 여행

내 나쁜 기억력이 운 좋게 틀리지 않는다면, 2005년 여름이었지 싶다. 인류학과 박사과정을 9월 입학을 앞두고, 7-8월쯤 중국 신장지역 여행을 갔었다.

이젠 루트가 가물가물 잘 기억나지 않지만, 
신장위구르족 자치구의 성도인 우루무치에 가서, 
북경에서 우루무치 가는 열차를 타야하는데, 출발역을 잘못가서 내몽고에 가서 
열차를 갈았탔던 기억이 난다.

우연한 혹은 운명적인 사랑을 기대하면 빨갛게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였었구나. 
손가락에는 여행지 어딘가에서 산 하얀 옥반지가 끼여있구나. 

우루무치에서 파는 빵이 너무 맛있어서 기억에 남아 그 빵을 배경으로 여행 일지를 
그림으로 그렸던것 같다. 기차안에서 만난 대학생 청년들과 거얼무에서 내려서 신나게 돌아다녔던것 같다. 거기서 일년 쯤 지난 발렌타인에 상해에서 광동까지 친구를 보내 커다란 백합과 초콜렛을 선물했던 "쨩"을 만났다. ㅎㅎ

차가 고장나서 내렸던 양샤라는 작은 마을에서 만났던 위그루족 청년들. 
버스안에서 만났던 한 친구가 자기 집에 초대해서, 그 친구의 친구들과 오토바이로 멜론밭 포도밭에서 멜론, 포도를 따먹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뿌얼징에서 만났던 동갑내기 택시 운전사가 밤길에 우주에서 떨어진 별조각을 몰래 망치로 쪼아다가 준 것도 바로 이 여행에서.....

알타이에서 지금은 이름도 잘 생각나지 않는 멋진 친구를 만나 
위그르족 결혼식에도 함께가고, 노래방에도 함께 가고...

옥빛 물이 흐르는 그 초원에서 만난 아저씨랑도 함께 사진을 찍었었구나. 
그리고 시장에 표주박이며, 박을 가지고 나와 파는 할아버지가 인상적이었나 보다. 

10년 전 나의 그림을 보니, 꽤 재밌게 신나게 돌아다녔구나. 

ㅎㅎ

여행의 목적이었던 소치는 청년은 만나지 못했으나, 
그야말로 그로 인해 두고두고 잊지 못할 보석들을 발견한 
정말로 멋진 여행이었던 것 같다.